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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스 기술의 발전과 대한민국의 기술 수준 — 어디까지 왔나?

by alpharius 2025. 9. 20.

스텔스 기술의 발전과 대한민국의 기술 수준 — 어디까지 왔나?

요약: 이 글은 스텔스(저탐지/저피탐) 기술의 핵심 원리와 발전 궤적을 간단히 짚은 뒤, 항공(전투기), 해군(구조·선체 설계), 잠수함(음향·비음향 저감), 재료(레이다흡수재·메타물질), 전자전(EW) 등 분야별로 대한민국이 현재 확보한 역량과 남은 과제를 전문가 관점에서 정리합니다. 핵심 사례로 KF-21 보라매, KDDX 차세대 구축함, KSS-III 잠수함, 국내 레이다 흡수재·메타물질 연구동향을 중심으로 설명합니다.

1. 스텔스 기술의 '구성 요소'—무엇을 낮추는가, 어떻게 낮추는가

스텔스는 단일 기술이 아니라 다중 서명(signature)을 줄이는 종합기술이다. 대표적인 서명은 레이더 반사(RCS), 적외선(열) 신호(IR), 가시광(시각), 음향(잠수함의 경우), 전자신호(발신·수신 전자파) 등이다. 실무적으로는 다음을 동시에 관리해야 효과가 난다. 첫째, 형상 설계(샤프 엣지, 면 배치로 레이다 반사 분산). 둘째, 내부무장창(무장·연료를 외부에 노출하지 않아 RCS 상승을 막음). 셋째, 레이다 흡수 재료(RAM)과 도장(코팅). 넷째, 엔진 배기·열 신호 저감(노즐 설계, 적절한 혼합/냉각). 다섯째, 전자적 저항(EW·ESM로 적의 탐지·추적을 교란하거나 스텔스의 약점을 보완). 이들 기술은 상호 보완적이며, 어느 한 요소만 강화해서는 '완전한' 스텔스가 되지 않는다.

2. 글로벌 발전 흐름과 세대 구분(개략)

전투기 기준으로 보면 4세대(공중우세·기동), 4.5세대(저피탐 일부 적용·AESA 레이더), 5세대(저RCS·네트워킹·센서 융합·내부무장)로 구분하는 것이 실무적이다. 스텔스 기술은 냉전기 미·소 경쟁을 거치며 급속히 발전했으며, 최근에는 재료(메타물질), 전자전·네트워크 전장관리체계(센서 퓨전), 적응형 코팅 등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또한 플랫폼 단독이 아닌 무인체계와의 팀핑(예: 스텔스기 + 저가 드론), 신형 센서(다중대역 레이더, 통합 EO/IR, 우주 기반 감시) 등장으로 스텔스의 의미와 요구가 계속 진화한다.

 

스텔스기 사진

3. 항공(전투기)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위치 — KF-21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은 KF-21 보라매 개발을 통해 '국내 주도로 전투기 플랫폼을 개발·생산'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KF-21은 전통적 의미의 완전 5세대 스텔스기는 아니며, 초기 생산형(Block I)은 외부무장과 부분적 저피탐 형상·복합재 및 레이다흡수소재(RAM) 적용으로 '4.5세대'로 분류된다. 다만 정부·기업은 향후 업그레이드(내부무장창, 재설계된 캐노피·레이더돔, 심층 RAM, 전자전·센서 통합 개선)를 통해 5세대급 저피탐 성능을 목표로 하는 KF-21EX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플랫폼 설계 단계에서 모듈화·확장성을 고려해 향후 스텔스 성능을 단계적으로 향상시키려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4. 엔진·열저감·원천기술 — 아직 남은 '하드' 과제

진정한 '완전 스텔스' 구현에는 동급 엔진의 저추적성(저IR) 설계, 노즐·배기 처리 기술, 고성능 RAM의 장기 안정성, 복합재·정밀 가공 기술 등이 필요하다. 현재 KF-21은 초도 엔진으로 GE의 F414 계열을 사용하며, 국내에서는 엔진 국산화(한화·두산 등 주도)를 목표로 연구·투자가 진행 중이다. 엔진 국산화는 기술적·비용적 진입장벽이 매우 높아 장기 프로젝트이며, 한국은 이미 엔진 라이선스 생산과 소형 엔진 개발 경험이 있지만 완전한 전투기용 고성능 엔진 완성에는 추가적인 시간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 평가다. 

5. 해군 분야 — 선체 설계와 저피탐(스텔스) 적용 현황

함정 분야에서는 형상 설계와 레이더·음향 저감 기술이 핵심이다. 한국은 이미 KDDX(차세대 구축함) 프로그램을 통해 '스텔스형' 선체 설계, 통합 마스트(I-MAST) 기반의 레이더/센서 통합, 저RCS 설계 규칙 및 선체 표면 코팅(스텔스 페인트) 적용을 추진 중이다. KDDX는 설계 단계에서 레이더 반사를 줄이는 면 배치, 통합 마스트를 통한 돌출물 최소화, 저항·소음 저감 설계 등으로 기존 구축함보다 탐지 난이도를 낮추려는 방향을 취하고 있다. 다만 함정의 스텔스는 항공기보다 복합적(파도·해상환경·전파 반사 등)이라 '완전 은닉'은 불가능하고, 탐지 확률을 낮추는 방향으로 적응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6. 잠수함 분야 — 음향·비음향 저감에서의 강점

대한민국은 KSS-III(도산안창호급)를 통해 잠수함 설계·AIP(공기무보급추진)·리튬이온 배터리 적용·내부 장비 국산화 등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 KSS-III는 음향 저감(anechoic coating, 탄성 마운트), 전기추진 설계 및 저소음 기구 적용으로 기존 국산 잠수함 대비 탐지 가능성을 낮추는 설계를 구현했다. 잠수함의 '스텔스'는 기본적으로 소음(수중 음향) 관리와 소형 전자기 신호 절연이 핵심인데, 한국은 배터리·AIP·소음 저감 설계에서 국제적 수준으로 올라섰다고 평가받는다. 다만 잠수함 저피탐 기술도 지속적인 소재·공정 개선과 경험 축적이 필수다.

 

스텔스기 사진

7. 재료(레이다흡수재·메타물질)와 국내 연구 동향

스텔스 성능의 ‘과학적·물리적 기반’은 레이다흡수재(RAM)와 표면 처리 기술이다. 한국의 KAIST, KIMS 등 연구기관과 산업계는 메타물질 기반 흡수체, 금속유기골격체(MOF) 기반 흡수재, 복합 탄소·탄소-흑연 복합체 등을 이용한 전자파 흡수 연구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연구는 넓은 주파수 대역에서 흡수 성능을 확보하는 방향, 경량화·내후성(코팅의 환경적 안정성) 확보, 대면적 생산 공정 개발로 수렴하고 있다. 상용·군사용 적용을 위해선 시험·인증·장기 신뢰성 확보가 관건이며, 국내 기업들은 이미 관련 소재 시장에 빠르게 진입 중이다. :

8. 전자전(EW)·센서 융합 — 스텔스와 '능동적' 방어의 결합

현대 전장에서는 단순히 '숨는' 것을 넘어서 ‘능동적으로 탐지를 회피·교란’하는 전자전 역량이 필수다. 센서 융합(AESA, EO/IR, ESM, 데이터링크)과 전자전 체계가 결합될 때 플랫폼의 생존성은 크게 향상된다. 한국 방산업체들은 AESA 레이더, 능동적 전자전 장비, 통합전투체계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해왔으며, 특히 군 함정용·지상·항공용 전자장비의 국산화율을 높이고 있다. 다만 전자전은 소프트웨어(실시간 신호처리)와 알고리즘(위협 식별·대응) 역량이 중요한데, 여기에 대한 R&D와 테스트베드 확충이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9. 산업 생태계(공급망)·제조능력 — 경쟁력 포인트와 취약점

대한민국의 강점은 방산·항공·조선 등 제조업 역량, 정밀가공·복합재·전자부품 공급망, 고급 연구기관(대학·연구소)과 산업계의 협업이다. KF-21, KSS-III, KDDX 등 프로젝트는 이러한 생태계의 성숙을 보여준다. 반면 취약점은 엔진·고급 센서(일부 광대역 레이더·소재)·원천 소재(특정 RAM 공정)와 관련된 장기적 자립성이다. 특히 고성능 전투기 엔진과 같은 핵심 동력원은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려운 분야라 전략적 투자와 국제 협력이 병행돼야 한다. :

10. 요약 — 현실적 결론과 향후 전망

대한민국은 스텔스 관련 핵심 분산 역량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으며, 플랫폼(항공·해군·잠수함) 설계와 일부 핵심 소재·전자전 능력에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KF-21의 양산·업그레이드 계획, KDDX·KSS-III의 저피탐 설계, 그리고 RAM·메타물질·리튬이온 잠수함 배터리 등은 한국의 기술적 성취를 보여준다. 그러나 ‘완전한 5세대 스텔스’의 구현은 엔진 국산화, 광대역 RAM의 대면적 안정성 확보, 전장 전반의 센서-전파 환경에 대한 장기 검증 등 시간이 걸리는 난제들을 남긴다. 단기적 관점에서는 ‘부분적 저피탐 + 강력한 전자전·네트워크화’ 조합으로 높은 실전적 생존성을 확보하는 전략이 현실적이고 경제적이다. 

맺음말 — 정책·산업적 제언(간단)

첫째, 엔진·고성능 센서·RAM과 같은 원천기술에 대한 장기적, 대규모 R&D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 둘째, 실전 환경을 모사한 시험·평가기반(테스트베드) 확대를 통해 설계→제조→운용 간 피드백 루프를 단축할 것. 셋째, 국제 협력(공동개발·공급망 다변화)을 통해 초기 리스크를 줄이되, 핵심 분야는 점진적 자립을 목표로 기술 이전·인력양성을 병행할 것. 이 세 가지가 병행될 때 대한민국은 향후 10–20년 내 스텔스 관련 다중 영역에서 '자주 국방'과 수출 경쟁력을 동시에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