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작가가 되기 위한 방법 이야기
1. 영화작가란 누구인가
영화작가는 시나리오를 쓰는 사람이다. 단순히 이야기를 쓰는 것이 아니라, 영화라는 형식에 맞게 구조화된 스토리와 대사, 인물의 행동과 심리를 설계하고 구성한다. 흔히 '시나리오 작가' 혹은 '스크린라이터'라고 불리며, 한 편의 영화가 빛을 발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이 바로 이 작가의 창작력이다.
좋은 영화는 반드시 탄탄한 대본에서 시작된다. 아무리 유명한 감독이나 배우가 참여한다고 해도, 이야기 구조가 부실하다면 영화는 관객의 공감을 끌어내기 어렵다. 반면, 강력한 시나리오는 독립영화든 상업영화든 관객을 사로잡는 핵심이 될 수 있다. 영화작가는 이러한 이야기의 설계자이자 영화 전체의 감정선과 메시지를 결정짓는 키플레이어이다.
2. 영화작가가 되기 위한 첫걸음
영화작가가 되기 위해 반드시 영화과를 졸업할 필요
는 없다. 실제로 많은 작가들이 문예창작, 철학, 심리학, 신문방송학 등 다양한 전공을 바탕으로 영화계에 진입했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를 잘 쓰는 능력’과 ‘영화를 이해하는 눈’이다.
첫걸음은 글쓰기 연습이다. 단편 소설, 희곡, 영상 에세이, 유튜브 스크립트 등 무엇이든 좋다. 일상의 이야기든 상상력이 풍부한 판타지든, 자신만의 문체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는 영화 언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장면 전환, 시점, 쇼트 구성, 시나리오 포맷 등 영화만의 독특한 글쓰기 방식에 익숙해져야 한다.
자신만의 시나리오를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영화의 시나리오를 분석하는 습관도 매우 유익하다. 할리우드 영화부터 한국 독립영화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접하고 분석하면서 인물 구조, 갈등의 흐름, 테마 구성 등을 배울 수 있다.
3. 시나리오 포맷과 구성 익히기
시나리오를 쓴다는 것은 단순한 창작이 아니라 기술적인 구조를 따르는 작업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시나리오는 세 부분 구조(Three-Act Structure)를 따른다. 도입부(Setup), 갈등의 전개(Confrontation), 결말(Resolution)의 흐름을 따라야 한다. 각 장면(Scene)은 명확한 목적과 감정선을 지니고 있어야 하며, 대사는 인물의 성격을 드러내야 한다.
전문적인 포맷 역시 중요하다. 시나리오는 대개 다음의 요소로 구성된다.
- 슬러그라인(장면 제목)
- 액션(화면에 보이는 행동)
- 대사(Dialogue)
- 트랜지션(장면 전환 방식)
이러한 포맷을 익히기 위해서는 '파이널 드래프트(Final Draft)'와 같은 시나리오 전용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무료 프로그램으로는 '셀텍스트(Celtx)'나 'Trelby'도 있다.
4. 영화 시나리오 공모전에 도전하라
시나리오 작가가 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중 하나는 공모전에 도전하는 것이다. 영화진흥위원회, 각 지역 영상위원회, 방송사, 영화제 등에서는 매년 다양한 장르의 시나리오를 공모한다. 당선될 경우 상금뿐 아니라 감독, 제작사와 연결되어 실질적인 제작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
대표적인 공모전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한국영화 시나리오 공모전 (영화진흥위원회 주관)
- KBS 드라마 극본 공모전
- EBS 국제다큐영화제 피칭 프로그램
-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프로젝트마켓(APM)
공모전에 도전하는 것은 단지 당선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외부 평가를 통해 자신의 실력을 점검하고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5. 영화 현장에서의 경력 쌓기
시나리오 작가로 데뷔하지 않았다고 해도, 영화 현장에서 경력을 쌓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제작부, 연출부, 조감독 등의 역할로 현장에 참여하면 영화의 구조와 작동 방식을 피부로 익힐 수 있으며, 감독 및 프로듀서들과 인맥을 쌓을 수도 있다. 이러한 경험은 나중에 시나리오를 쓸 때도 현실적이고 디테일한 장면 구성에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일부 감독은 자신이 직접 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연출을 하기도 하므로, 단편 영화 연출이나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의 시나리오를 화면으로 구현해보는 것도 작가로서의 이력을 쌓는 좋은 방법이다.
6. 영화작가의 수입 구조
영화작가의 수입은 크게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 시나리오 판매료: 상업영화의 경우, 시나리오 한 편당 2천만 원에서 1억 원 이상의 계약금을 받을 수 있다. 신인 작가는 수백만 원 수준에서 시작한다.
- 공동 저작권료: 시나리오에 따라 작가가 지분을 가질 수도 있다. 이는 수익 분배에 영향을 미친다.
- 리라이팅 수당: 기존 시나리오를 수정하는 작업도 있으며, 회차 혹은 분량에 따라 보수가 지급된다.
- 방송극본료: 드라마 작가의 경우 회차당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의 원고료를 받는다.
- 강연 및 출판: 유명 작가가 되면 대학교 특강, 워크숍 강사, 시나리오 이론서 출간 등을 통해 부수입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안정적인 고정 수입은 아니며, 계약과 프로젝트 진행에 따라 유동적이다. 따라서 다수의 작품을 지속적으로 기획하고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7.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화작가들
다음은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대표적인 시나리오 작가들이다.
- 찰리 카우프먼(Charlie Kaufman): 《이터널 선샤인》, 《존 말코비치 되기》 등 독창적이고 철학적인 시나리오로 유명하다.
- 퀜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 《펄프 픽션》, 《킬 빌》 등 자신만의 스타일로 대사와 구조를 재창조한 작가이자 감독이다.
- 아론 소킨(Aaron Sorkin): 《소셜 네트워크》, 《머니볼》 등 대사 중심의 시나리오를 통해 강력한 드라마를 만든다.
- 김기덕: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빈집》 등으로 해외 영화제에서 수차례 수상했으며 독특한 서사 구조로 평가받는다.
- 박찬욱: 《올드보이》의 원안을 공동 집필했고, 감독과 작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만의 목소리와 세계관을 분명히 표현했다는 점이다. 흉내가 아닌 자신만의 시선을 가진 작가가 결국 살아남는다.
8. 영화작가를 위한 추천 도서와 자료
-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시드 필드)
- 『Story』(로버트 맥키)
- 『대사』(로버트 맥키)
- 『Save The Cat!』(블레이크 스나이더)
- 『Screenplay』(시드 필드)
- 한국영화아카데미 온라인 강좌
- 미드 오픈스크립트 자료 (IMSDb, BBC Writers Room 등
9. 작가가 되기 위한 마인드셋
영화작가의 길은 결코 쉽지 않다. 수많은 거절과 수정, 기다림과 불확실성을 견디는 인내가 필요하다. 하지만 자기 이야기를 세상에 전할 수 있다는 열정이 있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일이다. ‘언젠가 만들어질 영화’가 아니라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장면’을 사랑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자신의 실패담도 담백하게 받아들이고, 타인의 조언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계속 쓰는 힘이 결국 작가를 만든다. 한 편의 시나리오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지만, 한 문장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는 믿음을 잃지 말자.
10. 결론
영화작가란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다. 상상력과 구조, 현실과 철학, 감정과 논리를 동시에 다루는 복합적인 창작자이다. 그 길은 외롭고 불확실할지 몰라도, 자신만의 목소리와 시선을 갖고 있다면 반드시 길은 열린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세상에 들려주기 위해 펜을 잡고 있다. 당신이 그 다음 작가가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작가는 아무나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작가가 되고자 한다면 그 길을 찾아서 노력해야만 한다.
작가의 길은 외롭지만 보람이 있다. 내가 만든 작품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이야기 거리가 된다면 그것은 작가의 공헌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