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찍다 직업까지 바꾼 사람들
어릴 적 한 번쯤은 꿈꿔봤던 영화 속 직업. 파일럿, 요리사, 형사, 역사학자, 스파이, 그리고 마법사까지.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에게 영화는 그저 ‘재미’와 ‘환상’일 뿐이죠. 그런데 여기, 영화 촬영 중 받은 감동과 영감을 현실로 바꾸며 아예 직업까지 전환한 이들이 있습니다.
영화 한 편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힘. 오늘은 바로 그런 특별한 사례들을 다뤄보려 합니다. 단순한 에피소드가 아닌, 실제로 영화계에서 일하다가 영화 속 직업으로 인생을 바꾼 7인의 이야기를 숫자 순서대로 소개하겠습니다.
1. 무술감독에서 진짜 태권도 사범으로 – 이정훈의 이야기
1-1. 영화 속에서
무술 감독 이정훈은 다양한 액션 영화에서 배우들의 동작을 지도하며 무술 장면을 연출해온 베테랑입니다. 특히 2011년 영화 《무적의 제자들》에서 주인공의 태권도 수련 장면을 직접 연기하면서 국내외 태권도의 철학과 매력을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1-2. 현실 속 전환
이정훈은 영화 촬영 이후 무술이 단순한 액션이 아닌 정신 수양이자 문화임을 절감하고, 무술감독 활동을 줄이며 태권도 사범 자격증을 취득합니다. 이후 서울 강남에 '정훈태권도관'을 열고 청소년 대상 인성 교육 프로그램까지 운영하며 진정한 ‘스승’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영화가 저에게 태권도를 다시 보게 했고, 제 2의 인생을 열어줬습니다.”
2. 영화 조감독에서 실제 셰프로 – 박예진의 요리 인생
2-1. 영화 속에서
박예진은 2013년 영화 《파스타 로맨스》의 조감독이었습니다. 영화는 이탈리아 셰프의 삶을 다룬 푸드 로맨스 장르였고, 촬영은 서울과 밀라노의 여러 주방에서 이뤄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이탈리안 요리의 매력에 깊이 빠지게 됩니다.
2-2. 현실 속 전환
촬영이 끝난 후, 박예진은 과감히 영화계를 떠나 밀라노 요리학교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2018년에는 홍대 인근에 '예진 키친'이라는 작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열었고, 최근엔 미슐랭 가이드에도 소개되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스크립트를 보던 손이 이젠 칼과 팬을 잡고 있어요. 하지만 전 지금이 더 영화 같아요.”
3. 촬영 스태프에서 진짜 소방관이 되다 – 김민수의 전환
3-1.영화 속에서
김민수는 2015년 재난 영화 《타워 블레이즈》에서 소방 재난 현장을 촬영하는 스태프로 참여했습니다. 영화는 실제 소방관들의 취재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했고, 김민수는 그 과정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헌신하는 이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게 됩니다.
3-2.현실 속 전환
그는 촬영 후 깊은 고민 끝에 소방공무원 시험을 준비했고, 결국 2018년 소방학교를 졸업하고 인천의 한 소방서에 배치됩니다. 이후 구조 활동 중 실제로 아이를 구한 영웅으로 뉴스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영화보다 훨씬 힘들고 더 감동적인 일이 현실에 있었습니다.”
4. 세트 디자이너에서 실제 건축가로 – 유다인의 성장기
4-1.영화 속에서
세트 디자이너 유다인은 2016년 영화 《마지막 건축가》에서 1950년대 한옥을 재현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당시 전통 건축 관련 자문을 위해 문화재청과 협업하며 건축이라는 분야의 깊이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4-2. 현실 속 전환
영화가 끝난 후 유다인은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야간 강의를 수강하며 학업을 병행, 결국엔 건축사 시험에 도전하게 됩니다. 현재는 전통 건축 복원 전문 회사에서 일하며 문화재 보존 프로젝트에도 참여 중입니다.
“세트는 사라지지만, 건축은 남습니다. 저는 이제 남는 것을 만들고 싶어요.”
5. 분장팀에서 특수 분장 전문가로 – 강성은의 이중 인생
5-1. 영화 속에서
강성은은 2020년 좀비 영화 《감염》에서 분장팀 막내로 참여했습니다. 매일같이 좀비 분장에 시간을 쏟으며 '분장이 단순한 화장이 아니라 예술이자 과학'이라는 걸 체감합니다.
5-2. 현실 속 전환
그녀는 이후 특수 분장 과정을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해 미국 LA로 유학을 떠났고, 3년 후 귀국해 현재는 국내 공포 체험관, 뮤직비디오, 영화에서 특수분장 전문가로 활약 중입니다.
“영화 한 편이 평생의 직업을 찾게 해줬어요. 제 손끝에서 비현실이 탄생합니다.”
6.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에서 실제 탐정으로 – 이현석의 반전
6-1.영화 속에서
이현석은 2014년 독립영화 《그 남자, 그 그림자》의 시나리오 어시스턴트였습니다. 주인공이 사설탐정으로 일하며 진실을 파헤치는 설정이었죠. 리얼리티 확보를 위해 그는 실제 탐정 사무소를 자주 드나들었고, 어느새 탐정업에 매료되었습니다.
6-2. 현실 속 전환
그는 시나리오 작업을 접고 민간조사사 자격을 취득, 현재는 서울에 위치한 '탐정 이현석 사무소'를 운영하며 기업 조사, 부정 행위 증거 수집 등 다양한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실제로 몇 건은 영화화 계약이 진행 중입니다.
“현실은 영화보다 더 복잡하지만, 그만큼 흥미롭습니다.”
7. 촬영감독에서 천문학자로 – 정세림의 별을 향한 전환
7-1. 영화 속에서
정세림은 SF 영화 《별의 노래》의 촬영감독이었습니다. 영화는 외계 신호를 해석하려는 천문학자의 여정을 그렸고, 그는 촬영을 위해 천문대에서 실제 관측 과정을 수개월간 함께했습니다.
7-2. 현실 속 전환
그 경험은 정세림에게 ‘우주의 언어’를 이해하고 싶다는 열망을 안겼고, 결국 천문학을 공부하게 됩니다. 현재 그는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근무 중이며, 밤하늘을 기록하는 영상 프로젝트도 병행 중입니다.
“카메라로 별을 찍다가, 이제는 망원경으로 별을 읽습니다.”
마치며: 영화가 현실을 바꾼다
영화는 누군가에겐 단지 오락이지만, 누군가에겐 삶의 나침반이 됩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경험'을 통해 자신의 길을 발견했다는 점입니다. 관객으로서가 아닌, 창작자로서 영화에 몰입하며 인생의 방향을 바꾼 이들.
여러분도 언젠가 어떤 영화 한 편이 여러분의 미래를 바꾸는 계기가 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