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으로 전설이 된 시리즈들
들어가는 말: 어떤 음악은 장면을 만들고, 어떤 음악은 기억을 만든다
영화를 좋아한다는 건, 사실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한 장면이 평생을 따라다니는 이유는, 대개 거기 배경처럼 흐르던 음악 덕분이죠.
어릴 적 보았던 첫 극장 영화의 테마, 첫사랑과 함께 들었던 OST,
심지어 혼자 울고 웃던 밤의 사운드트랙까지.
그렇게 우리의 삶을 스쳐 지나간 수많은 영화 속 음악들.
그중에서도 음악 하나만으로도 전설이 된 시리즈들이 있습니다.
지금부터 숫자 1번부터 차례대로, 우리가 사랑했던 영화 시리즈를 음악과 함께 돌아봅니다.
이 글은 단순한 영화 소개가 아니라, 당신과 나의 추억을 이어주는 사운드의 이야기입니다.
① 1위를 넘어선 영화 – 《스타워즈(Star Wars)》 시리즈
음악가: 존 윌리엄스 (John Williams)
대표곡: Main Title, The Imperial March, Duel of the Fates
“빰-빰-빰-빠라밤~” 단 5초.
《스타워즈》의 서곡은 그 자체로 문화입니다.
존 윌리엄스가 만든 주제곡은 우주의 대서사시를 단 하나의 선율로 완성시켰습니다.
어린 시절, 조그마한 티비에서 봤던 루크 스카이워커의 모습보다
더 생생하게 기억나는 건 바로 그 오프닝 음악이었죠.
**《The Imperial March》**는 다스 베이더의 존재감을 한없이 확장시키며,
악의 카리스마가 무엇인지 음악으로 알려줍니다.
음악이 없었다면 《스타워즈》는 지금처럼 전설이 되었을까요?
② 두 번째 혁명 – 《대부(The Godfather)》 시리즈
음악가: 니노 로타 (Nino Rota)
대표곡: Speak Softly, Love
아버지의 턱수염 냄새와 함께 기억나는 음악이 있다면,
그건 분명 《대부》의 테마일 겁니다.
그윽한 멜로디 속에 흐르는 비극의 아름다움.
니노 로타의 음악은 잔혹한 마피아의 세계 속에서도 인간적인 슬픔과 사랑을 담아냈습니다.
그저 총성과 배신이 난무하는 갱스터물이 아니라,
《대부》는 가족의 이야기이고, 그걸 이끈 건 바로 음악이었습니다.
Speak Softly, Love는 멀리 떨어진 연인을 떠올리게 하고,
그 사랑이 끝내 피로 물들게 될 운명을 미리 알리듯 애잔하게 퍼집니다.
③ 3배 강렬한 고동 – 《배트맨: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
음악가: 한스 짐머 (Hans Zimmer)
대표곡: Why So Serious?, A Dark Knight, Like a Dog Chasing Cars
정의는 고요하지 않다.
한스 짐머가 만든 배트맨의 세계는 소리로 무너지고, 다시 세워진다.
《다크 나이트》 시리즈는 단순한 히어로 영화가 아니었습니다.
그 안에는 고뇌, 두려움, 혼란, 그리고 광기까지.
이 모든 감정의 스펙트럼을 짐머는 사운드로 풀어냈습니다.
특히 조커의 테마는 불협화음 그 자체로 공포였죠.
악당이 등장할 때마저 음악은 빠지지 않았고,
심지어 음악이 먼저 경고하듯 조용히 등장했습니다.
④ 사중주처럼 흐른 세월 – 《토이 스토리(Toy Story)》 시리즈
음악가: 랜디 뉴먼 (Randy Newman)
대표곡: You’ve Got a Friend in Me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던 첫 장난감.
그리고 그 장난감들이 진짜 살아있다면 들려줄 노래는?
“넌 내 친구야~ You’ve Got a Friend in Me”
이 한 문장만으로도 《토이 스토리》의 모든 이야기가 요약됩니다.
랜디 뉴먼의 포근한 음성은,
어른이 된 우리에게도 유년기의 따뜻함을 기억하게 만듭니다.
유쾌함 뒤에 흐르는 잔잔한 슬픔,
그리고 헤어짐마저도 음악이 위로해주던 시리즈였습니다.
⑤ 5개 대륙을 울린 주제곡 – 《해리 포터(Harry Potter)》 시리즈
음악가: 존 윌리엄스 외
대표곡: Hedwig’s Theme
“뚜두두둥… 두두둥…”
마법의 시작은 언제나 음악에서부터였습니다.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존재는 헤드윅도, 마법봉도 아닌 테마 음악입니다.
이 음악을 듣는 순간,
런던의 비 오는 골목에서 갑자기 올빼미가 편지를 건네줄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모두가 해리였고, 모두가 호그와트를 가고 싶었죠.
⑥ 육감이 깨어나는 서스펜스 –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 시리즈
음악가: 라로 시프린(Lalo Schifrin), 마이클 지아치노 외
대표곡: Mission: Impossible Theme
타타타타타- 딴! 딴!
그 누구도 이 음악이 나오면 조용히 앉아있을 수 없습니다.
이단 헌트가 뛰고, 날고, 매달리고, 추락하는 모든 순간에
음악은 그 자체로 스릴과 긴장감을 완성합니다.
최신 시리즈마다 새로운 음악감독이 참여하면서도
원작 테마는 언제나 살아남아 관객의 아드레날린을 자극합니다.
⑦ 7번째 대작의 흥얼거림 – 《분노의 질주(Fast & Furious)》 시리즈
음악가: 다양한 아티스트 (Ludacris, Don Omar, Wiz Khalifa 등)
대표곡: See You Again, Tokyo Drift
속도의 사운드트랙이 있다면,
《분노의 질주》는 그 완성형입니다.
특히 폴 워커를 기리며 발표된 Wiz Khalifa의 See You Again은
이 영화 시리즈를 단순한 레이싱물이 아니라
우정과 추억의 비가로 승화시켰습니다.
또한, 《도쿄 드리프트》의 BGM은
한류 이전에 이미 아시아를 전 세계에 각인시킨 비트였죠.
⑧ 여덟 번째 판타지의 서사시 –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 시리즈
음악가: 하워드 쇼어 (Howard Shore)
대표곡: Concerning Hobbits, The Breaking of the Fellowship, Into the West
“모든 것이 변했지만, 이 음악은 그대로다.”
《반지의 제왕》은 대서사시다. 하지만 그걸 감정적으로 직조한 건 다름 아닌 음악이었다.
하워드 쇼어는 중간계의 각 지역과 종족마다 고유한 음악 테마를 만들었고,
그것은 마치 실존하는 나라의 민속음악처럼 느껴질 만큼 진실했다.
샤이어의 평화로움은 Concerning Hobbits로,
브로큰 펠로우십은 이별과 눈물로,
그리고 Into the West는 죽음을 넘은 희망으로.
⑨ 9개의 코드로 휘감은 첩보극 – 《007 시리즈(James Bond Series)》
음악가: 몬티 노먼(Monty Norman), 존 배리(John Barry), 토마스 뉴먼 외
대표곡: James Bond Theme, Skyfall
"내 이름은 본, 제임스 본."
이 대사는 멋있지만, 그 대사보다 멋진 건 그 대사 직후 흘러나오는 테마곡이었다.
딴-다라-딴~ 다라단딴딴!
본 시리즈는 음악 스타일마저 시대에 따라 진화했습니다.
초기에는 브라스 섹션의 강한 리듬이 주를 이뤘고,
최근에는 아델의 《Skyfall》, 빌리 아일리시의 《No Time to Die》처럼
팝 발라드와 접목된 감성 넘치는 테마로 재해석됐죠.
첩보물이 이토록 세련되게 느껴지는 이유? 바로 음악 덕분이었습니다.
⑩ 10년의 기다림, 한 곡으로 해소 – 《어벤져스 시리즈(MCU Avengers)》
음악가: 앨런 실베스트리 (Alan Silvestri)
대표곡: Avengers Theme, Portals, The Real Hero
“어셈블!”
한마디 외침과 함께 세상을 울린 건 ‘Portals’ 한 곡이었습니다.
‘엔드게임’ 마지막 전투 장면에서 등장 영웅들이 포털을 통해 차례로 나올 때,
그 모든 감정을 터뜨리게 한 건 바로 그 음악이었죠.
또한, Avengers 메인 테마는
마블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사운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음악이 흘러나오면, 팬들은 더 이상 감정을 숨기지 않습니다.

⑪ 11번가보다 인기 많았던 주제곡 – 《쥬라기 공원(Jurassic Park)》 시리즈
음악가: 존 윌리엄스 (John Williams)
대표곡: Jurassic Park Theme
《쥬라기 공원》의 공룡보다 더 거대한 감동은,
T-Rex가 등장하기 전 흘러나오던 그 음악.
하늘을 나는 헬리콥터와 초록빛 섬 전경,
그리고 뒤를 받쳐주던 쥬라기 공원 테마는
경외감이라는 단어를 가장 잘 표현한 사운드였습니다.
존 윌리엄스는 진화를 음악으로 재현한 작곡가이기도 했습니다.
⑫ 12시 정각의 노래 – 《겨울왕국(Frozen)》 시리즈
음악가: 크리스틴 앤더슨 로페즈 & 로버트 로페즈
대표곡: Let It Go, Into the Unknown
“Let it go, let it go~”
2014년 전 세계를 강타한 엘사의 주제가.
아동용 영화라 하기엔 너무도 웅장하고,
뮤지컬 넘버라 하기엔 너무도 보편적인 감동.
《겨울왕국》은 디즈니 뮤지컬의 계보를 다시 잇게 만든 결정적 계기였고,
Let It Go는 디즈니 역사상 가장 대중적으로 성공한 곡이 됐습니다.
⑬ 13번째 인연의 선율 – 《트와일라잇(Twilight)》 시리즈
음악가: 카터 버웰 외
대표곡: Bella's Lullaby, A Thousand Years
뱀파이어와 인간의 사랑을 그린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10대들의 감성을 정조준한 OST로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특히 Bella’s Lullaby는 피아노 선율 하나로
영화 전편의 톤을 지배했습니다.
크리스티나 페리의 A Thousand Years는
결혼식 장면을 상징하는 곡으로,
지금도 웨딩송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⑭ 14개의 대사보다 강한 사운드 – 《인셉션(Inception)》
음악가: 한스 짐머 (Hans Zimmer)
대표곡: Time
“Time”은 단순한 영화 OST가 아닙니다.
그건 철학이고, 감정이고, 마지막 선택입니다.
이 음악은 진입할수록 깊어지고,
점점 더 확장되는 듯하지만 사실 단 하나의 테마를 반복하며
모든 감정을 쌓아올립니다.
당신이 뭘 선택하든,
마지막 장면에서 이 음악이 울릴 땐,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꽝’하고 무너집니다.
⑮ 15세기 스페인을 울린 심장 박동 – 《글래디에이터(Gladiator)》
음악가: 한스 짐머 & 리사 제라드
대표곡: Now We Are Free, The Battle
“Are you not entertained!?”
그 외침보다 더 잊을 수 없는 건,
막시무스가 전장을 떠날 때 울려 퍼지는 Now We Are Free였습니다.
리사 제라드의 목소리는 언어조차 초월하며
자유, 해방, 죽음, 그리고 신념을 노래합니다.
⑯ 16개의 음표로 만든 공포 –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The Silence of the Lambs)》
음악가: 하워드 쇼어
대표곡: Main Title, The Cellar
영화가 무서울 수 있는 이유?
화면을 보지 않아도 음악이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양들의 침묵》은 하워드 쇼어의 불안정한 현악 사운드로
공포와 심리적 압박을 조성했습니다.
잔인한 장면이 없더라도,
음악만으로도 사람을 얼어붙게 만들 수 있음을 증명했죠.
⑰ 17번의 여운, 인생영화 – 《라라랜드(La La Land)》
음악가: 저스틴 허위츠
대표곡: City of Stars, Mia & Sebastian's Theme
밤하늘의 별보다 더 반짝였던 건
에마 스톤과 라이언 고슬링의 피아노였습니다.
《라라랜드》는 현대 뮤지컬 영화의 정점이었고,
음악은 그 중심에 있었습니다.
시작도 음악, 끝도 음악,
그리고 모든 감정은 Mia & Sebastian's Theme로 요약됩니다.
⑱ 18번의 탈주, 하나의 선율 – 《베이비 드라이버(Baby Driver)》
음악감독: 에드가 라이트(감독 본인)
대표곡: Bellbottoms, Baby Driver Soundtrack
이 영화는 “음악이 없는 장면이 없다”는 말이 딱입니다.
드라이브, 총격, 걷기, 사랑, 탈출…
모든 장면이 정확하게 비트에 맞춰 편집되어 있습니다.
영화가 음악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음악이 시나리오입니다.
⑲ 19번째 심장을 울린 전쟁영화 – 《덩케르크(Dunkirk)》
음악가: 한스 짐머
대표곡: Supermarine, The Mole
시간은 줄어들고, 맥박은 빨라지고.
이 영화에서 시계 소리는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음악의 일부분이었습니다.
《덩케르크》는 모든 음향을 긴장과 공포로 가득 채워
진짜 전쟁처럼 관객을 밀어붙입니다.
⑳ 20번째의 마침표 – 《코코(Coco)》
음악가: 마이클 지아치노
대표곡: Remember Me
마지막은 추억입니다.
《코코》는 단순한 애니메이션이 아닙니다.
기억, 가족, 사랑을 노래하는 하나의 헌정곡이었습니다.
“Remember me~”라는 가사는
모든 이별을 위한 위로였고,
모든 존재를 기억하기 위한 마법이었습니다.
마무리하며: 음악은 영화의 심장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20편의 시리즈와 그 속의 음악을 돌아봤습니다.
이 곡들은 단순한 배경음악이 아닙니다.
삶의 어느 구석에서 꺼내 들으면,
그때 그 장면, 그 감정, 그 사람까지 함께 떠오르게 만듭니다.
영화는 끝났지만, 음악은 남습니다.
그리고 그 음악은 당신의 이야기를 계속 만들어갑니다.
영화는 종합예술입니다.
단순히 연기만 보려는 것이 아닙니다.
영화는 인생 입니다.
소중한 생명을 담고 있습니다.
느낌이 충만한 영화는 음악이 다릅니다.
삶이 힘들 때, 외로울 때, 벗이 필요할 때 영화 한편 보시고 친구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