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 위시 영화: 외과의사에서 복수에 불타 총으로 정의를 불사르다
잘 나가던 외과의사가 어느 날 살인자가 되어 낮에는 병원에서 유능한 외과 의사로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일을 하고 밤에는 흉측한 살인자로 변신하여 이중생활을 한다면 믿어 지겠는가? 바로 브루스 윌리스의 일상이다. 유명한 배우 브루스 윌리스는 대개 정의의 사도로 멋있는 액션신을 많이 보여 주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멋있는 액션신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왜냐하면 순진한 외과의사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과의사도 가족들이 처참한 상황에 빠졌을 때 어떻게 악마로 변신할 수 있는 지를 이 영화처럼 잘 보여주고 있는 영화는 근래에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대개 상상하면 완전히 이중인격적인 살인마를 상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전혀 아니다. 그는 그저 사람을 살리는 외과의사일 뿐이다. 다만 그의 행복하고 단란했던 가정을 어느 순간 빼앗아간 악날한 범인들을 용서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정의의 심판으로 사적인 복수를 가할 뿐이다.
1. 등장인물
- 폴 커지(브루스 윌리스)
평범한 외과 의사였던 폴은 시카고에서 존경받는 의료인으로 살고 있었다. 생명을 구하는 손을 가졌지만, 가족이 강도에게 끔찍하게 공격당한 후 그는 총을 들고 거리로 나선다. 치유자에서 처벌자로 변모하는 이 인물은 영화의 정서를 주도한다. - 프랭크 커지(빈센트 도노프리오)
폴의 동생으로, 형을 진심으로 걱정하지만 사생활과 경제적 안정에는 다소 문제가 있다. 형의 변화에 날카롭게 반응하며 관객에게 복수의 정당성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 루시 & 조던 커지(엘리자베스 슈·카밀라 모르로네)
루시는 폴의 아내로, 평화롭고 따뜻한 가정의 중심이었다. 조던은 그의 딸로 청춘을 즐기던 와중에 끔찍한 사건의 희생양이 된다. 이들의 비극이 폴의 인생을 뒤바꾼다. - 케빈 레인스 형사(딘 노리스)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로, 폴이 총을 든 진짜 이유에 접근하면서 이야기의 긴장을 높인다. 법과 질서의 대표자로서 폴의 행보를 경계한다. - 조와 녹스, 미겔 등 범죄자들
이들은 단순한 악당이라기보다는 시카고 거리의 현실적 폭력성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영화에서 그들은 개인적 복수의 대상인 동시에 사회 구조의 문제를 상징한다.
2. 줄거리
1. 가족의 참극
폴은 병원 응급실에서 목숨을 구하는 일에 몰두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어느 날, 가족이 강도에게 습격당하고 아내는 사망, 딸은 혼수상태에 빠진다. 경찰은 단서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폴은 절망에 빠진다.
2. 복수의 씨앗
병원 응급실에서 총을 숨기고 있던 환자의 무기를 몰래 챙긴 폴은 총기 사용법을 독학으로 익히기 시작한다. 유튜브와 인터넷 포럼은 그에게 불법이지만 강력한 무기를 제공하고, 그는 시카고 거리로 나가 첫 살인을 저지른다. 이후 "그림의 사자"라는 이름으로 SNS를 통해 알려지게 된다.
3. 본격적인 응징
폴은 마약상, 자동차 절도범, 조직폭력배들을 차례로 처단하며 복수의 스펙트럼을 확장한다. 그는 점차 수술복 대신 검은 후드와 권총을 든 그림자가 된다. 언론은 그를 범죄자인가 영웅인가라는 논란 속에 올려놓는다.
4. 진실의 실마리
딸 조던이 깨어나고, 폴은 병원 응급실에서 범인 중 한 명의 단서를 발견한다. 결국 루시와 조던을 습격한 범인들은 녹스 일당임이 밝혀지고, 그들을 추적해 최종 대결에 돌입한다.
5. 결전과 선택
폴은 자신이 응급실에서 생명을 구했던 기술을 이번엔 살인을 위해 쓴다. 최종 대결에서 그는 자신의 집을 방어하며 적들을 처단하고, 그 과정에서 다시 한 번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 경찰은 그를 잡지 않고 사건을 덮어버린다.
6. 여운 남긴 엔딩
마지막 장면에서 폴은 가족과 함께 평범한 일상을 다시 시작하려고 하지만, 공항에서 한 남자에게 총을 겨누는 시늉을 하며 영화는 끝난다. 복수는 끝났는가? 아니면 또 다른 시작인가?
3. 평론
긍정적 시각
- 빠른 전개와 몰입도: 초반 20분 만에 사건이 발생하고, 관객은 빠르게 이야기의 중심으로 끌려 들어간다.
- 현대적 복수 판타지: 일반인이 SNS의 힘과 총기를 이용해 범죄자를 응징한다는 설정은 다소 자극적이지만 매력적이다.
- 브루스 윌리스의 신선한 변신: 기존의 맥클레인(다이하드)식 영웅상과 달리, 감정을 억누르다 폭발하는 캐릭터로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준다.
부정적 시각
- 총기 미화 논란: 총기가 범죄 해결의 도구로 등장하는 구조는 미국 내 총기 사건과 연결되어 민감한 비판을 받았다.
- 원작 대비 깊이 부족: 1974년작은 사회적 메시지가 뚜렷했지만, 리메이크는 자극적인 전개에 치중한다는 비판.
- 복수의 도덕성 문제: 시청자에게 복수의 쾌감을 주는 데 집중하면서, 법과 윤리의 문제는 모호하게 처리된다.
4. 분석
- 외과의사의 정체성 파괴
- 생명을 살리던 손이, 생명을 빼앗는 손으로 변한다. 영화는 이 아이러니를 의도적으로 연출하며, 극한 상황에서의 인간 본능을 묻는다.
- 미디어와 여론의 작동 방식
- "그림의 사자"라는 별명이 SNS를 타고 퍼지며, 영웅이자 위험인물로 이중 시선이 존재한다. 현대 사회에서 이미지가 실체를 능가하는 현상을 보여준다.
- 프랭크의 시선 – 관객의 눈
- 형을 바라보는 동생의 불신과 걱정은, 관객이 느끼는 감정을 대변한다. 감독은 이 캐릭터를 통해 이야기의 도덕적 균형을 시도한다.
- 병원과 거리의 공간적 대비
- 병원은 생명, 거리는 죽음을 상징한다. 이 두 공간을 오가는 폴의 여정은 주인공의 심리 상태를 드러내는 메타포로 작용한다.
- 확장 가능한 엔딩
- 공항 장면에서의 총 쏘는 시늉은 속편의 가능성, 혹은 복수의 중독성을 암시한다. 일부 관객은 이를 미완성의 불안감으로 해석한다.
5. 평점
지표수치
로튼토마토 평론가 | 17% 긍정 (Tomatometer) |
팝콘미터 관객 | 70% 긍정 |
메타크리틱 | 31/100 (불우한 반응) |
→ 비평가들은 낮게 평가했지만, 일반 관객은 팝콘 무비로서 만족하는 흐름을 보임
6. 마무리
"정의는 법정에서, 아니면 총구에서 시작되는가?"
《데스 위시(2018)》는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라, 관객에게 스스로 질문하게 만든다. 총을 든 외과의사의 이야기는 미국 사회의 총기 문제, 정의의 기준,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복수가 스릴이라면, 그 끝은 과연 구원일까? 아니면 또 다른 지옥의 입구일까?
브루스 윌리스의 범행을 지켜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동정의 눈으로 쳐다볼 수밖에 없다. 그저 죄를 저지른 잡범으로 보기에는 그만의 동기가 절절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 죄 자체가 용서되는 것은 아니다. 용서할 수는 없지만 심정적으로는 그가 총을 들 수밖에 없는 범죄에 취약한 도시 뒷골목의 열악한 환경이 균형을 잡아준다.
영화를 보면 무언가 가슴에 와닿는 것이 있어야 좋은 영화다. 머리에 가슴에 남는 것이 있어야 한다. 바로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무조건 액션이 화려하고 스릴러가 많고의 문제는 영화에 있어서 주된 감상 포인트는 결코 아니다. 결국에는 영화의 주제가 무엇이냐가 중요하다. 이를 어떻게 잘 표현해 내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가벼운 듯 보이지만 브루스 윌리스의 중후한 연기력이 뒷받침되어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 보인다. 마지막에 브루스 윌리스의 범죄 사실이 탄로나게 되어 수갑을 차고 세상의 비난을 한몸에 받을 것으로 걱정하면서 보지만 전혀 반대로 담당 형사는 오히려 브루스 윌리스의 알리바이를 자연스럽게 맞추어 주면서 그 가족들이 지난 날의 범죄의 아픔을 딛고 일어나 행복한 일상을 되찾도록 도와주는 장면이 이 영화를 더욱 빛나게 해준다.